동거 시켜준다는 빌미로 성적인 대가를 요구하는 것은 불법.

그러나 이 같은 '성매매 동거 계약'에 10대들이 부나방처럼 달려들고 있다.

인터넷 동거 카페 게시판에는 자신을 가출 청소년이라고 밝힌 10대들도 눈에 띈다.

이명철 서울 남부지법 판사는 "동거를 하며 제공하는 혜택의 주된 목적이 성관계라면 대가성이 있는 것이므로 불법"이라고 말했다.

가출 청소년을 재워주고 용돈을 준 대가로 성관계를 맺은 남성이 성매수 혐의로 처벌받은 판례가 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당장 갈 곳이 없고 배가 고픈 '가출 소녀'들은 위험한 동거의 유혹으로 빠져 들기 쉽다.

 
경찰청에 따르면 최근 4년간 미성년 가출 소녀의 수는 2배 가까이 증가했다. 이는 전체 가출 청소년 중 60.4%에 달한다.

지난해 서울시 발표에 따르면 가출 소녀 중 25.1%는 성매매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잠잘 곳이 없어서'(44.2%)와 '배가 고파서'(30.2%)가 성매매의 이유였다.

경제력이 없는 10대 소녀들에게 '동거 성매매'는 손쉬운 선택인 셈이다.

◇동거의 늪 빠진 가출 청소년, 갈 곳은 어디?

하지만 가출 청소년들은 엄격한 규칙이나 보호자 연락, 신원조회 등을 이유로 쉼터 이용을 꺼리는 경우가 많다.

서울시는 가출 소녀들이 번거로운 절차 없이 자유롭게 드나들며 숙식을 해결할 수 있는 일시지원시설인 '나무'를 지난 2월 열었다.

또 지난 3일에는 '가출 청소년 성매매 방지 특별전담실'을 열어 자립을 위한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조현옥 여성가족정책실장은 개소식에서 "가출 청소년들의 욕구와 현실에 맞춰 실효성 있는

정책을 마련하겠다"며 "더 이상 청소년들이 인권 사각지대와 성매매에 내몰리지 않도록 노력 하겠다"고 말했다.

<김평화 기자 bridg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