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또, 1~6월 성매매 의심 채팅 94건 신고
줄임말·신조어 사용으로 증거 잡기 어려워
신고 피하려 캡쳐 막고 앱 이름 계속 바꾸기도
성매매 알선의 온상으로 지목되는 스마트폰 채팅 애플리케이션(이하 채팅 앱)이
교묘한 방식으로 법 망을 빠져나가고 있다.
성구매자들은 의도적으로 줄임말, 신조어를 만들어내 단속을 피하고
일부 업체는 범죄 증거로 사용될 수 있는 스마트폰 화면 캡쳐를 아예 막고 있다.
하지만 현행 법으로는 급변하고 있는 온라인 성매매 환경에
적절하게 대응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다.
십대여성인권센터 사이버또래상담팀(사또)은
올해 1월부터 6월 말까지 채팅 앱 모니터링·신고 활동을 통해
성매매 정황이 드러난 94건의 채팅 화면 캡쳐본을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에 신고했다.
그 결과, 방심위는 신고 건수 중 29.8%(29건)를 ‘해당없음’으로 결론내렸다.
방심위의 이 같은 판단은 신고 내용에서는 성매매 정황을 찾을 수 없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방심위는 모니터링을 하는 사또에 성매매 정황이 확인되려면
채팅 방제에 정확히 성행위를 증명할 수 있는 내용이 포함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조건만남, 1-10만원, 콘필, 서울, 165cm/59kg, 19세’ 식으로
신상 정보나 성매매 조건 명시돼야 한다는 얘기다.
하지만 실제 채팅 앱에서 성매매 알선이 이뤄질 때는 최대한 간단히 줄임말로 표시하고,
나머지 조건은 추후 대화로 이뤄진다는 것이 사또 측의 설명이다.
실제로 성매매를 뜻하는 ‘조건만남’이라는 용어는 ‘ㅈㄱ’ ‘ㅈ건’ ‘쪼껀’ 등으로 변형돼 사용되고 있다.
조건 대신 ‘건전’(애인대행·식사), ‘비건전’(성관계), ‘반건전’(유사성행위)이라는 은어를 사용하기도 한다.
건전 만남이라고 해도 애인대행이나 식사로 끝날지도 알 수 없는 일이다.
방심위 심의 결과를 보면,
신고된 앱의 인터넷 주소(URL)가 삭제됐다는 뜻의 ‘미유통’도 20%(19건)나 됐다.
이는 신고 접수 후에 앱 업데이트 등으로 URL이 바뀌어 추적이 어렵다는 의미다.
문제가 된 이용자의 앱 이용을 제한하도록 하는 ‘이용자 이용제한’(10건) 결과도 10%(10건)로 나타났다.
이 이용자가 다른 아이디로 앱에 접속해 또 다시 성구매를 할 수 있기 때문에
사실상 이용자의 채팅 앱 이용을 막을 수 없다는 한계가 있다.
사또 측은 “앱 운영자는 단속을 피하기 위해 업데이트 명목으로 앱 이름을 자주 바꾼다”며
“이 때문에 현재 사용 중인 앱이라도 앱스토어 등에서는 검색이 되지 않는 경우도 많다”고 지적했다.
채팅 앱은 회원가입을 하지 않아도 닉네임과 성별, 나이, 지역만 설정하면 아동·청소년도 쉽게 이용할 수 있다.
익명으로 대화에 참여할 수 있고 성별도 바꿀 수 있어 성매매 알선자가 성판매자로 둔갑해 채팅을 시도하기도 한다.
지난해 3월 서울 관악구에서 성 착취 10대 여성 살해 사건이 발생한 후 일부 채팅 앱에 성인 인증 절차가 도입됐다.
그러나 사또에 따르면 ‘앙톡’ ‘즐톡’ ‘톡앤’ 등 사용자가 많은 채팅 앱은 성인 인증 절차가 없는 실정이다.
나이 설정은 20세 이상부터 할 수 있도록 구성돼 있지만
사용자들은 닉네임에 ‘18’ ‘열7곱’ 등을 넣어 나이를 알 수 있도록 설정한다.
채팅 앱의 또 다른 문제점은 대화 내용이 저장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화면 캡쳐를 하지 않는 이상 성구매나 알선의 증거를 찾기는 쉽지 않다.
최근 ‘톡앤’ ‘앙톡’ ‘앙스’ 등 일부 채팅 앱의 경우, 화면 캡쳐마저 차단하고 있다.
화면 캡쳐본은 채팅 앱을 통한 성매매에 중요한 증거로 이용된다.
그러나 캡쳐 차단 프로그램으로 인해 모니터링 단체나 아동·청소년이
성구매자나 알선자를 신고하고 싶어도 캡쳐로 증거를 남길 수 없어 신고에 애를 먹고 있다.
채팅 앱 포인트 충전 방식도 변화하고 있다.
A애플리케이션은 상대방과 쪽지를 주고받을 때마다 일정 포인트가 소요되도록 운영한다.
이때 채팅을 하는 상대방도 일부 포인트를 받을 수 있고 포인트를 현금화할 수 있도록 했다.
사또 측은 “이렇게 하면 상대방은 포인트를 얻기 위해 더 자극적인 대화를 시도하게 되는데
이러한 포인트 방식이 결국 성매매 환경을 조장한다”고 지적했다.
기사날짜: 16. 08. 18
출처: 여성신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