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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상업적 성착취는 십대를 겨냥한다
    등록일2019.04.11
    조회수164
  • 성착취에 일상적으로 노출된 청소년들

    18살이 담배 사면 어른이 벌 받는데
    14살이 성을 ’팔면’ 범죄자로 분류
    앱·유튜브 등이 성착취 플랫폼

    그루밍 수법에 속은 십대들에게
    제대로 된 치료·교육 기회 없어
    “아동·청소년은 매매 대상 아냐”

    “고등학생이냐고, 일단 저녁부터 같이 먹자 하더라고요. 콘돔 안 끼고 하면 2만원 더 주겠다고.”

    지난달 27일 오후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17살 최아무개양을 만났다. 최양은 청소년 성착취 피해자다. 호기심에 ‘대화 친구를 찾아준다’는 익명 채팅 앱을 내려받았는데, 한 시간도 채 지나지 않아 서른세살 회사원이라는 남자에게 메시지를 받았다고 했다. 앱을 설치할 때 성인 인증도 필요 없었고 실명을 쓰지 않아도 됐다. 과거 청소년 성매매가 각종 채팅 누리집을 통해 이뤄졌다면 이제는 앱으로 옮겨왔다.

    기자도 이날 직접 채팅 앱을 내려받아 봤다. ‘12세 이용가’라는 앱을 어떤 인증 절차도 없이 설치한 뒤 나이 및 성별 설정을 십대 여성으로 해봤다. 한 시간쯤 지났을까, “잘생긴 아저씨랑 ‘야톡’하자” “남(37세). 성관계 한 번에 9만원, 두 번은 13만원” 등 그들 모두 기자가 십대 여학생이라는 설정을 확인한 뒤에나 보낼 법한 말들을 건네왔다.

    ■ 돈 받았으니 피해자 아니라고요?

    여성가족부와 경찰이 겨울방학 기간인 1월2일부터 3월5일까지 ‘채팅앱 악용 청소년 대상 성매매’ 합동단속을 벌인 결과 20명이 적발됐다. 성매수 등 성매매 행위자 6명, 알선자 3명, 피해 청소년 11명으로, 십대가 절반 이상이었다.

    피해 청소년은 16~19살로 고등학생 7명, 중학생 1명이었고, 나머지 3명이 학교에 다니지 않는 청소년이었다. 성착취 피해는 이제 더는 가출 청소년만의 문제가 아니다. 학교 안팎의 경계가 없어졌다. 개인 스마트폰 앱을 통해 ‘약속’을 정하기 때문이다. 탈학교나 가출 여부와는 크게 관계없고 성범죄 피해를 입는 나이도 점점 어려지고 있다. 최근에는 채팅 앱에서 유튜브와 개인 방송, 트위터 등으로 성착취 플랫폼이 이동하는 추세다.

    성매매에 유입된 청소년들은 성폭력 피해자로 인정받지 못한다. 성을 매수한 가해 남성과 함께 처벌받는다. 단지 청소년이라 용어상 ‘처벌’이라 하지 않고 ‘보호처분’이라는 말을 쓸 뿐이다. 국선 변호사를 선임할 수도 없다.

    ‘대상 청소년’은 포승줄에 묶여 한달 이상을 분류심사원에 머물게 된다. 수갑을 차고 재판장에 서게 되며, 철창 감옥에서 지낸다. 대상 청소년은 자발적으로 성을 판매한 청소년을 말한다. 현행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이하 아청법)에서 그렇게 규정하고 있다. 협박이나 폭행에 의해 성매매를 한 청소년만 ‘피해 청소년’으로 구분한다. 대상 청소년은 자발적으로 성을 판매한 ‘피의자’로 조사받는다.

    뭔가 이상함을 느끼지 못하겠다면 이 경우를 생각해보자. 18살 남성 청소년이 담배나 술을 살 경우 해당 학생을 ‘보호’하기 위해 술·담배를 판매한 어른을 처벌한다. 한데 왜 성범죄에서만큼은 14살 여성 청소년을 20~70대 남성 성인과 동일 선상에 놓은 뒤 ‘성매매 범죄자’라는 이름으로 함께 벌하는 걸까.

    조진경 십대여성인권센터 대표는 “청소년의 성을 산 구매자와 알선하는 이들에게는 초범이거나 한 가정의 생계를 책임지는 가장이라는 이유로 재판부가 기소유예 등의 처분을 내린다”며 “그런데 성착취 피해 아동·청소년들은 범죄에 가담한 아이들로 보고 보호관찰 처분을 내린다”고 강조했다. 십대 청소년에게서 성관계 동의를 받고 돈을 주면 아동 대상 범죄가 아니라는 이야기다. 피해 청소년이 성인과 거래했다고 보는 것이다.

    아이의 동의를 받으면 성관계를 하고 때려도 착취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렇게 생각해야 ‘어른들의 사회’가 편안한 것이다. 청소년들이 주체적으로 성을 판 뒤 대가를 받은 것이라 생각하는 건 ’룸살롱’에 뿌리내린 남성중심 문화에서 비롯된다.

    ■ 성매매 아닌 청소년 ‘성착취’다

    청소년 성매매의 핵심은 그루밍이다. 가해 남성이 아이에게 진짜 연애하듯 생각하도록 길들이는 과정이다. 성을 착취하기 위한 하나의 속임수인 것이다. 데이트하자며 말을 걸고, 예쁘다거나 보고 싶다는 말을 건네며 지속해서 성관계를 제안하고 환심을 산다. 그렇게 아이들을 오프라인으로 불러낸 뒤 성착취를 한다.

    피해자 모두 기껏해야 16살, 17살이다. 생각보다 자신의 몸에 대해 무지한 아이들은 임신을 하면 생리가 멈추는 것을 모르기도 한다. 정신적·신체적으로 약해진 아이는 성인 남성이 밥을 사주고, 머리 두고 잘 곳을 마련해주니 의존하게 된다. 애초에 성적 목적으로 접근하는 그루밍 수법에 당하는 것이다. 하지만 아이 입장에서는 앱에서 만난 성인 남성이, 부모나 양육자가 해주지 않았던 대우를 해주니 더욱 의지하게 된다. ‘그 순간’만 참으면 상대는 너무 좋은 사람으로 인식되는 것이다.

    한편 여성 청소년이 성인 남성을 이제 그만 만나겠다고 하면 불법촬영한 영상이나 사진 등을 보여주며 “이거 퍼뜨리면 볼만하겠지?”라고 협박한다. 피해 청소년들이 신고를 꺼리게 되는 이유다. 실제 십대 성착취 피해자들은 가해자를 신고함과 동시에 피의자가 되어 경찰서 강력계 조사를 받는다. 그 과정에서 무수한 2차 가해가 일어난다.

    ■ 피해 학생 8시간 명상시키는 게 교육인가

    “분류심사원에서 뭐 했냐고요? 온종일, 8시간 동안 가만히 앉아서 눈 감고 명상하랬어요. 자세 흐트러지면 매를 때리고.”

    청소년 성착취 피해자 ㄱ양의 말이다. 피해 청소년에게는 성교육도 필요하고 관계성 교육, 치료와 재활 교육도 필요하다. 한데 현재 분류심사원에서 진행하는 교육이 저런 방식이다. 조 대표는 “보호관찰관 한명이 80~100명의 아이들을 담당하는데 무슨 교육이 되겠냐”며 “법무부가 2015년부터 2018년까지 해온 ‘청소년 성매매 재범 방지’ 교육이 실제 아이들의 탈성매매에 도움이 됐는지도 정확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아청법 개정안 등은 살면서 한번 실수하고 넘어진 아이들을 보호하자는 취지인데, 청소년 성매매가 마치 아이들이 문란해서 일으키는 것처럼 보는 시각을 뜯어고쳐야 한다는 이야기도 덧붙였다.

    미국과 캐나다에서는 성매매한 청소년의 자발성을 묻지도 따지지도 않는다. 오직 성매수자와 알선자만 처벌한다. 영국의 경우 ‘아동·청소년 성매매’라는 용어 자체를 형법에서 삭제하고 ‘성착취’로 바꿨다. 아동·청소년은 매매의 대상이 아니라는 것을 명백히 밝히기 위해서다. 조 대표는 “그루밍 수법에 속아 성적 행동을 선택했다는 이유만으로 아이들이 피해자가 아니라는 게 말이 되는지, 과연 아이들 인권을 보호하고 제대로 교육하고 있는 건지 잘 생각해봐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사날짜: 19. 04. 02

     출처: 한겨레

    http://www.hani.co.kr/arti/society/schooling/888365.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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