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적인 익명 채팅앱인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에도 자극적인 이름의 마치 성매매를 유도하고 있는 듯한 채팅방이 판을 친다. 오픈채팅방에 ‘성인’이라고 검색해보니 ‘성인 놀이터’ ‘남친 여친 몰래 나누는 대화’ 등 방제목이 달린 채팅방이 등장했다. 제목 밑에 달린 해시태그에도 ‘19 여고생만’ ‘여자만’ ‘성인만’ 등이 적혀 있었다.

익명성이 짙다는 점에서 채팅앱은 범죄의 ‘통로’로 악용되기도 한다. 실제로 지난 7일 서울에서는 채팅앱을 통해 만난 20대 초반 여성들을 한 달 넘게 감금하면서, 성폭행하고 성매매를 강요한 20대 남성이 중형을 선고받았다. 남성은 미성년자 성폭행·무면허 운전·절도 전력이 있었지만 피해 여성들은 이러한 사실을 전혀 알지 못했다.

올해 7월에는 랜덤채팅을 통해 결혼을 빙자, 여성 3명에게 총 1115만원을 뜯어낸 오모(38, 남)씨가 경찰에 검거되기도 했다. 경찰 조사 결과 오씨는 올해 1월부터 랜덤채팅을 통해 학원강사 김모(34, 여)씨 등 3명을 알게된 뒤 자신을 서울성모병원 흉부외과 전공의로 사칭했다. 사기를 위해 소셜 미디어에서 불법 수집한 의사 가운, 수술복 사진 등을 사용하는 치밀함도 보였다.

익명 채팅앱을 이용한 청소년들의 성매매 실태는 이미 심각한 수준이다. 여성가족부 조사 결과를 보면 조건만남을 경험한 청소년 10명 중 7명(74.8%)이 채팅앱(37.4%)과 랜덤채팅앱(23.4%), 인터넷 채팅 사이트(14%)를 통해 경험했다고 응답했다. 국가인권위원회가 2016년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청소년들이 처음 성매매를 한 방식 중 ‘스마트폰 채팅앱’이 59.2%로 가장 많았고, 가장 많이 이용했던 성매매 방식 또한 ‘스마트폰 채팅앱’이 67.0%를 기록해 가장 높은 응답률을 보였다.

이런 문제와 관련해 전문가들은 익명 채팅앱 관리에 대한 정부 대책이 허술하다고 지적한다. 익명성이 보장되고 성별과 나이 등 개인정보를 조작할 수 있는 바람에 경찰 수사에도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송옥주 의원은 채팅앱을 통한 성매매가 증가세를 보이고 있지만 이를 규제할 제도적 장치가 없다고 지적했다. 송 의원은 “우리나라에서 채팅앱의 종합적 통계와 감시·감독이 안 이뤄져 있다”며 “유관기관과 협의를 통해 아이들로부터 유해한 채팅앱을 차단할 수 있는 제대로 된 방안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경찰 관계자도 “익명 채팅앱은 익명성이 보장되다 보니 가해자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다”며 “범죄를 방지하는 차원에서 채팅앱에서 본인 인증까지의 기본 절차는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또 그는 “채팅앱 등은 허가를 받은 업체만 운영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정부 차원에서의 관리가 필요하다”고도 강조했다.

기사날짜: 18. 11. 12

출처: 천지일보

http://www.newscj.com/news/articleView.html?idxno=5715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