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소식
  • 뉴스레터 기사
  • 최근소식
  • 뉴스레터 기사
  • 뉴스레터 20호) 제 10기 사이버또래상담원 양성교육 소감문
    등록일2019.08.16
    조회수195
  • 10기 사이버또래상담원 양성교육 소감문


    00


     저번주 금요일(5/24)로써 양성교육 1단계와 2단계, 그리고 면접이라는 3단계가 끝이 났다. 끝이 다가오는 게 아쉽고 무서워서, ‘앞서 불안해하지 말고 지금 이 순간을 즐기고집중하자라고 끊임없이 되뇌였는데 지금 이렇게 면접에 합격하여 소감문을 쓰고 있다는 사실이 어색하다인턴십 과정으로서 왔던 사무실과사이버또래상담원으로서 오는 사무실이 주는 각각의 느낌이 이렇게 다를 수 있다는 사실 또한 어색하다하지만 나는 이 모든 어색함이 기분 좋은 어색함이라고 확언할 수 있다.


      1단계 기본교육 첫날에도 나는 어색했다상담이라는 내가 범접할 수 없을 것만 같던 분야도처음 보는 사람들도처음 접점이 생긴 십대여성인권센터라는 곳도어색함 속에서 기관소개가 끝나고 교육이 시작됐다내가 제일 좋아하는 분야인 인권감수성과 젠더감수성에 대한 교육이었다평소 성차별적인 발언이나소수자 및 약자 혐오적 발언에 불편함을 표하면 넌 왜 그렇게 예민 하냐?”라는 말을 수없이 들었던 나였는데이 교육에서만큼은 그런 감수성을 티 없이 다 내보일 수 있어서 좋았다.


      둘째 날은 마음 열기 시간 이후, ‘나는 어떤 사람일까?’라는 교육이 진행됐다어떠한 행위를 할 때 자신의 욕구에서 기반된 본질로서의 Why를 찾아서 능동적으로 행위하는 게 옳다고 생각하는 나이기에, 지원 전부터 이 교육을 제일 기대했다나 자신을 다시 한 번 들여다보고 탐구하다보면 사이버또래상담원을 하고 싶어 하는 나의 더 깊은 욕구도그리고 내 성향과 우울에 대해서도 더 잘 알 수 있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그런데그림 그리기 시간에 작은 일이 생기고 말았다. “가족을 그려보세요.” 펜을 들고 5분 정도 흰 도화지를 내려다보았다아무 것도 그릴 수 없었다티끌 하나 없이 하얗게 펼쳐져 있던 도화지에 내 눈물이 떨어지기 전에 뛰쳐나갈 수밖에 없었다맨 정신으로 그렇게 펑펑 울어본건 처음이었지만마음 한켠으로는 이 행동 정말 예의 없었다교육 진행해주시는데 이렇게 뛰쳐 나오는 건 너무 무례했다눈물 같은 거 참을 수 있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에 또 복잡했다그러던 내게 보람쌤과 혜정쌤이 다가와주셨고다시 교육장으로 들어갔을 때 옆 짝궁 쌤은 쌤 없는 동안 보고 싶었어요” 라고 말해주셨다사실 그 순간에도 나는 어색했다하지만 어색함은 낯설음을 내포하고 있고 낯설음은 설렘을 가져다준다그때 나는 마음이 녹는 걸 느꼈고이후부터 모든 어색함을 기분 좋은 어색함으로그리고 설렘으로 받아들일 수 있었다.


      금요일 교육을 마치고 나니 사또 자체가 내게 너무 깊이 다가와 있었다친구와도 잘 이야기해보지 못 한 것들을 이야기할 수 있는 이들이 있다는 것은서로의 눈물을 지켜봐주는 이들이 있다는 것은 그리고 비슷한유형의 상처를 공유할 수 있는 이들이 있다는 것은 깊은 소속감과 안정감을 가져다 주었다더 오래 보고 싶다는 생각과 동시에 사이버또래상담원으로서 꼭 활동하고 싶다는 마음이 공존하던 그때, 3주 간의 인턴십이 시작됐다.


      처음 와보는 센터는 어색했고, 7층의 선생님 분들도 어색했고말을 많이 해보지 못 한 쌤들과 더 가깝게 앉아 더 많은 말들을 나누는 것도 어색했다.


      그 어색함 속에서 많은 일들이 있었다동기들의 변화와다른 일들보다도 사이버또래상담원의 업무 부분이 특히 더 어려웠고 그래서 특히 더 노력했다제일 어려웠던 건 웹전단 회의였다조금 더 능동적으로 성실히 참여하고 싶다는 생각에 웹전단 담당을 맡았는데회의를 진행하는 게 생각보다 난항을 겪었다주제가 계속 바뀌었고다른 쌤들이 의견을 낼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도 쉽지 않았다그래서 더 노력했다의견이 나오지 않으면 내가 먼저 의견을 내고 이에 대한 생각을 나누었고이미 나온 의견에 대해서도 계속해서 같이 편안하게 이야기 나누면서 말이다그러자 다른 쌤들도 같이 노력해주었고 그 끝에 웹전단 초안을 무사히 만들 수 있었다그 과정에서잘 만들고, 못 만들고가 중요한 게 아니라 난항 속에서도 같이 머리를 맞대고 초안을 완성시켰다라는 사실이 더 중요하다는 걸 거의 처음으로 느낄 수 있었다무조건 결과주의적인 내 사고에 균열이 생긴 사건이었다그래서영상을 만들 때는 최대한 다른 쌤들을 기다리고 독려하며 쌤들의 의견을 다 반영하여 영상을 만들었다쌤들 모두 마감기한까지 아무 의견도 주지 않았기에, ‘그냥 나 혼자 다 해버릴까’ 라는 생각도 수없이 했지만 이미 협업의 중요성을 알아버렸기에 한 걸음 물러서서 차분히 생각하며 함께 영상을 만들어낼 수 있었던 것 같다.


      그 외의 전쟁과여성인권박물관 방문국회탐방서프러제트 시청 등을 통해서도 내가 이 일을 해야 /하고 싶은 이유에 대해서도 한 번 더 되짚어볼 수 있었고인권에 대한 부분도 스스로 재정리하고 사유할 수 있었다쌤들과 항상 같이 밥을 먹다보니 조금씩 건강해지는 것도 느껴졌다무엇보다 한 달 동안 무언가에 대해 꾸준히 깊게 배운다는 사실이그 무언가가 사이버또래상담이라는 사실스스로에게 의미가 깊었다.


      3주라는 시간이 너무 빠르게 지나가버리고면접날이 되었다. 1시간 전에 도착해서센터 공원에서 마음 정리와 호흡 정리를 하다가내 순서에 면접을 봤다. 40분이 넘는 시간동안 내 많은 생각들을 말씀드리고 또 많은 말씀을 듣고 나왔다. (나무 여러 그루가 같이 호흡 맞추어 자라면 숲이 되지만한 그루의 나무만 자신의 속도대로 자라버리면 베어져나가고 만다는 말씀이 아직까지도 기억에 남는다.) 면접이 끝나고 나서, ‘깊이 정들어버린 이 곳을 다시 오지 않게 될 수도 있겠구나라는 생각에 많이 슬펐다아무 것도 먹지 못 하고 전전긍긍하며 기다리다가오후 혜정선생님의 전화를 받고 나서야 모든 긴장이 풀렸다행복감이 차차 가라앉자, ‘사또로서 내가 임해야 하는 자세나 ’ 등 현실적인 부분에 대해 주말동안 다시 한 번 고민해보고 나를 다시 정리했다그리고 오늘드디어 첫 출근을 했다.


      누군가가 내게 사이버또래상담원 양성교육 어땠어?”라고 물을 때마다 나는, “집보다도 더 집 같았고내가 나로서 살아있을 수 있는 행복했던 시간이자 내 하루의 중심이었어라고 말하고는 했는데지금도 역시 같은 생각이다외적으로도 내적으로도 정말 많은 변화를 가져다준 양성교육그리고 마지막까지 오로지 나의 성장과 발전을 위해 면접에서 많은 말씀을 해주신 대표님모든 부분에 대해 깊이 감사하고또 감사하다.


      앞으로도 기분 좋은 어색함으로 약간의 긴장을 갖고 열심히 일하고 싶다.

      


    00

    신청서를 처음 작성할 당시엔 검정고시를 일주일정도 앞둔 상태였기에심적으로 살짝 불안정했던 시기를 보내고 있었다대학과 자립을 목표로 있던 찰나에 접하게 된 사이버또래상담원은 솔직히 기본교육과 인턴십 과정만 거쳐야 하나라는 생각이 강했다한창 돈에 대해 예민해져 있던 때라 그런지양성교육을 홀리듯이 신청했지만 그 후의 아르바이트 및 취업 장벽에 걸려 홀로 걱정이 많았었다.


    막상 시작하게 된 양성교육에선 예상보다 훨씬 유익했고또래를 만나면서 즐겁기까지 했다강의를 듣는 것도 재미있었고 그동안 알게 모르게 있던 인식도 바뀔 수 있는 계기가 되어 인턴십을 다니는 와중에도 자부심이 들 정도였다하지만 기본교육 중 대표님의 강의를 들으면서 예상치 못하게 사건에 관련한 추측이 들었을 땐 조금 놀라긴 했어도 아무렇지 않았는데그것이 추측이 사실이라는 소리에 적지 않게 충격을 먹긴 했었다.


    금세 진정이 되긴 했지만아마 기본교육과 인턴십 과정을 하는 도중에 교육을 듣다가 가장 스트레스를 받았던 순간이 아마 그때였을 것 같았다기본교육을 마치고 인턴십을 시작하고 나선 분위기가 살짝 흐려지는 듯 했지만 다 같이 힘을 내어 활동하면서 사이가 돈독해지기도 했고 협동심도 발휘가 되어 그만큼 뿌듯했었다그리고 특별히 다투는 일 없이 무사히 인턴십을 마치게 되어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했다중간에 들었던 강의나 영화 감상 등은 나의 기존 관점을 넒혀 주는 데에 도움이 되었고작은 배움 하나하나가 현실의 심각성을 알려주었다그 외의 활동은이 분야에 대해서 자세히 알고 싶다는 마음을 가지게 하였다.


    하지만 인턴십 과정을 마치기 전 주에 다친 일은 거의 트라우마 수준으로 힘들어했었고자존감은 물론이고 급격하게 우울해지면서 한동안 많이 다운되어 있었다면접을 볼 당시에도 거의 반쯤 포기하면서 보았던 것 같은데그럼에도 채용을 해주겠다는 말을 듣고 안도감과 감사함을 느꼈으나 동시에 걱정이 들었었다출근하는 것도 그렇고 아웃리치 등 외근을 하지 못하기 때문이다다리가 다치면서 활동이 제한되다보니 자연스레 우울이 극심해졌고일을 나올 땐 기분이 괜찮았지만 집에 돌아가면 수렁에 빠지듯 기분이 가라앉았었다.


    그러나 계속 이러다간 채용을 해주신 분들에게 폐가 되는 것을 알기에지금은 집에서도 할 수 있는 일들을 찾아보면서 많이 회복되는 과정을 거치고 있었다사이버또래상담원의 취지가 자신의 개발도 있다는 말이 뼈저리게 공감이 되는 순간이었다비록 생각한 것과 일을 하는 내용이 다르더라도이 사또 활동을 하면서 충분히 자신의 성장을 할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었다. 그래서 만약 다리를 다치지 않았더라도면접을 지원하고 사또가 된 것에 일말의 후회도 없을 거라 자부한다.   





  • 첨부파일
목록